1. 총평

2011학년도 제 1회 PEET 언어추론 시험의 난이도는 예비검사와 비교하여 체감 난이도가 낮아졌다. 예비검사의 경우 MEET/DEET 언어추론과 난이도 차이가 크지 않을 정도로 출제되었으므로 이에 근거하여 제 1회 PEET 언어추론의 난이도가 높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였다. 하지만 30문항 모두 MEET/DEET와 동일하게 출제되었다는 점, PEET 언어추론의 영향을 받아 MEET/DEET 언어추론 역시 경향이 변화했다는 점 등의 특이사항이 발생하였다. 하지만 그동안 시행된 언어시험의 난이도가 해를 거듭하며 변화무쌍한 경향을 보여왔다는 점에 미루어 볼 때 추후의 시험 난이도가 올해의 경향과 일치하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시행회차가 오랜 MEET/DEET 언어추론의 난이도 경향을 분석해 보면, 첫해인 2005년도 시험이 어려운 편이었고 그 이듬해인 2006년도 시험이 가장 어려워서 정점을 찍은 후 2007년, 2008년, 2009년 시험은 대체로 평이한 수준에서 출제되었다가 2010년의 언어추론이 높은 난이도로 출제되었던 바 있다. 이번 2011학년도 MEET/DEET 언어추론은 제 1회 PEET 언어추론과의 문항 중복 때문에 출제 경향이 다소 변화한 바 있으며, 난이도 하락 역시 이와 유관한 변화로 파악할 수 있다.

2. 시험 분석

시험의 난이도를 결정하는 것은 크게 보아 두 가지이다. 즉 지문과 문제이다. 지문이 어려울수록 그리고 문제의 묻기 방식이 복잡할수록 시험은 어려워지며, 반대의 경우 역시 지문 난이도와 문제의 묻기 방식을 통해 조절된다. 이 두 가지 기준을 가지고 이번 시험을 분석해 보겠다.

1) 지문

지문을 통해서 시험의 난이도에 영향을 주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지문의 내용을 조절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지문의 구성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먼저 지문의 내용 측면에서 이번 시험은 작년도의 언어추론에서 ‘개념적 이해’가 이루어져야 하는 지문이 대거 등장했던 것과 다소 차이가 있다. ‘개념적 이해’가 필요한 지문들은 글에 등장하는 주요 개념들을 중심으로 글의 내용을 논리적으로 구성해야 하는 지문들이다. 그러나 이번 시험에서는 4-6번 지문을 제외하고는 그러한 지문의 수가 줄었으므로 작년보다 지문 난이도가 낮아졌다. 대거 등장한 유형은 개념 간 비교가 다루어지는 ‘비교형 설명’ 글인데, 정보들을 비교해 가며 반성적으로 머릿속에 정리해야 하는 지문 유형이다. 즉 지문을 읽어가면서 어렵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지문을 다 읽고 났을 때 머리에 정리가 잘 되지 않는 유형의 지문들이 많았다. 이런 지문에 대해서 디테일한 이해를 요구하는 문제들이 출제된다면 의외로 정답률이 낮게 나올 가능성이 높은데, 올해 문제에서는 이러한 방식의 조합이 적고 일치불일치를 확인하는 형태의 문제가 많았다.

이제 지문의 구성 면에서 살펴보자. 지문을 내용영역별로 분류해 보면, 인문 4, 사회 2, 과학기술 3, 문학예술 3개 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문 분야의 지문비율이 높다는 것은 지문의 내용이 논리적 주장을 담고 있거나 논쟁적인 성격의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도 지문의 경우 시험문제를 구성하고 있는 대부분의 글들이 글을 읽을 때도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고 글을 읽은 후에도 머리에 논리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어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한 성격의 글들로 이루어져 있었으나 올해의 지문은 다루는 개념이 복잡하지 않아 작년과 비교하여 체감난이도가 낮아졌다.

2) 문제

PEET 언어추론 시험은 예시문항에서도 알 수 있었듯 다양한 형태의 묻기 방식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문제의 구성을 조금 더 분석적으로 보면 문항의 묻기방식이 다양할지라도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지문과 문제의 상관관계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즉 문제의 묻기 방식은 전적으로 지문의 성격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언어추론과 같은 독해형 시험에서 지문에 대한 사실적 이해에 토대를 둔 일치/불일치 문제의 비중을 어떤 수준에서 할 것인가가 시험의 전체적 난이도를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변수라 할 수 있다. 이런 지문과 문제의 비중이 높으면 대체로 수험생은 쉬운 시험이었다고 느끼게 되고 그 반대면 어려운 시험이라고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이번 시험의 경우에는 형태상으로는 다양해보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일치/불일치에 해당하는 문제가 많이 등장하였다.

3. 향후 대비책

언어추론 시험은 난이도가 낮았다가 높아지고 다시 낮아졌다가 높아지는 등 잦은 변화를 보여 왔다. 언제든 시험은 다시 높은 난이도로 등장할 수 있다. 이번 시험의 경우에는 특히나 1회 시험의 특성상 쉽게 등장하였으리라고 볼 수 있으므로, 이후의 PEET 언어추론이 어렵게 진화할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 그런데 ‘어려워질 것이다’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려운 시험이란, 문제풀기 요령만으로는 좋은 점수를 얻기 힘든 시험을 의미한다. 안전한 학습을 위해서는 지문의 성격과 중심 내용을 이해하고 지문의 구조를 재구성하는 훈련을 통해서만, 그리고 지문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전제로 한 세밀한 문제들을 가지고 훈련을 해야만 고득점을 할 수 있는 것이다.